미국 시민권 시험에 영어 말하기 항목이 추가되고 미국 역사에 대한 질문들도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현재 시민권 시험은 트럼프 정권 시절이던 2020년 난이도를 대폭 높였다가 다시 바이든 정권에서 2008년 업데이트된 내용으로 되돌아간 상태다.

이민국(USCIS)은 기존의 시험에 언어 능력을 확인하는 말하기 분야를 추가해 지원자를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문항은 제시된 그림의 내용을 구두로 설명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축구를 하고 있는 운동 선수의 사진을 보고 상황이나 묘사된 내용을 영어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에서 90년대 토익 시험(ETS)에서 사용했던 그림 묘사 문항과 흡사하다. 당시 시험은 응시자의 답변을 녹음해 평가했다. 일상생활에 볼 수 있는 내용의 사진들을 사용할 예정이지만 적절한 수준의 묘사를 하려면 초보 이상의 영어 구사 능력이 있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 지식에서는 기존의 단답형 문항 대신 사지선다형의 문항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시험관이 ‘미국이 1900년대에 치른 전쟁 하나를 대라’고 하면 응시자는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걸프전 등 5개 정답 중 아는 전쟁 하나를 답하면 된다.

그러나 새 양식에서는 응시자가 직접 질문을 읽고 남북전쟁, 멕시코-미국 전쟁, 한국전쟁, 스페인-미국 전쟁 등 미국이 1800년대에 치른 전쟁 3개를 포함한 4개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정답을 맞추려면 출제 가능한 내용에 대해 포괄적인 이해가 필요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들 신규 문항들은 내년 연말까지 최종 디자인과 검증을 마치고 이르면 2025년부터 시험 문항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USCIS는 1년 반동안 신규 문항의 실효성과 난이도 등을 전문기관에 맡겨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LA 한인타운의 한 시민권 강좌 강사는 “만약 당국의 계획대로 바뀌게 된다면 결국 신청자들에게는 난이도 높은 테스트가 됐다”며 “단번에 해결하려는 것보다는 천천히 시간을 두고 준비하는 접근이 필요한 듯 싶다”고 전했다.

한편 USCIS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사람은 총 103만 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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