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적을 포기한 40세이하 한인 시민권자 남성의 한국 내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될 예정이다. 한국 국회가 재외동포 법적 지위를 개정해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국적이탈·상실자의 혜택을 축소했다.

28일(한국시간) 한국 국회에서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 정부가 개정안을 시행하면 40세 이하 한인 시민권자 남성(재외국민 2세는 37세)은 재외동포비자(F4)를 발급받기 어렵게 된다. 이들이 한국에서 2년 이상 장기체류 할 기회가 사실상 박탈된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에 따르면 병역을 마치거나 면제받지 않은 상태에서 ‘국적을 이탈·상실한 재외동포’는 40세까지 체류자격을 제한한다.

2016년 9월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은 국적을 변경해 병역을 회피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로 개정안을 발의했다.

2015년 11월 자유한국당 김성찬 의원도 국적을 포기한 사람은 입영 의무가 있는 37세까지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재외동포 체류자격은 재외동포비자 혜택을 의미한다. 재외동포비자는 5년 유효한 비자로 한인 시민권자 등이 한국에서 최대 3년 이상 취업이나 경제활동을 자유롭게 하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이날 국회가 김영우 의원 개정안을 채택하면서 국적을 이탈하거나 상실한 한인 시민권자 남성의 한국 내 경제활동은 40세까지 제한받게 됐다. 개정안 적용 대상자가 재외동포 혜택을 받으려면 38세 이전에 군 면제 또는 병역의무를 마쳐야만 한다.

특히 개정안이 시행되면 선천적 복수국적자로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까지 국적이탈을 선택한 한인 2세 남성도 피해가 예상된다. 개정안이 병역을 기피한 재외동포의 혜택을 축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국적을 이탈한 선천적 복수국적자도 적용 대상으로 볼 수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그동안 재외국민 2세로 태어난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18세 때 국적을 이탈해도 병역기피 목적이 아니라는 판단 아래 재외동포비자를 발급했다”면서 “개정안을 원칙대로 적용하면 국적을 이탈한 선천적 복수국적자도 병역의무가 면제되는 37세까지 재외동포비자 발급이 거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천적 복수국적자 아들을 둔 이모(38)씨는 “개정안 의도는 이해하지만 모든 재외동포 남성에게 병역기피 의혹을 들이대는 방식은 후진적이다. 우리 아이에게 한국인이란 정체성을 심어주고 싶지만 재외동포 처우를 제약하는 조국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까지 가까운 재외공관에 국적이탈 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기간을 놓치는 한인 2세는 만 37세까지 병역의무가 부과되고 국적이탈도 금지된다. 한국은 재외국민이 해외에서 자녀를 낳으면 자동으로 국적을 부여한다.

다만 법무부 관계자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외국민 2세가 국적이탈 기간을 놓쳤어도 한국 단기 방문(90일 미만)은 가능하다”면서 “국적이탈 기회를 놓친 한인 2세 남성은 한국을 방문할 때 출생신고를 한 뒤, 병무청에서 국외여행허가서를 받는 것이 좋다. 한국에서 연중 60일 이상 영리활동, 6개월 이상 체류 시 병역의무를 부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