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의 시민권 신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심사’(extreme vetting)가 이어지면서 시민권 취득을 기다리는 이민자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시민권 처리기간도 갈수록 길어져 신청자 대부분이 10개월 이상을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는 4일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정책으로 시민권을 취득하려는 이민자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처리가 지연되면서 시민권 대기 이민자가 5년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두 번째 해인 2018년 첫 9개월간 시민권을 취득한 이민자는 75만 4,7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3년 이후 같은 기간에 시민권을 신규 취득한 귀화 이민자 수치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그러나, 시민권을 취득한 이민자가 늘었지만, 시민권 처리가 지연돼 장기간 시민권을 기다리는 이민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0년 29만 1,800여명이었던 시민권 대기자는 무려 80만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SCIS는 시민권 대기자가 불어나고 있는 것은 시민권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신속한 시민권 신청서 처리를 위해 인력을 충원하고, 처리센터를 10개까지 확충할 계획이어서 조만간 시민권 신청에 속도가 붙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마이클 바스 USCIS 대변인은 “2016년과 2017년에 접수된 신청서만 거의 200만개에 달한다. 이같이 전례가 없는 기록적인 증가 때문에 시민권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지만, 이민자들과 이민자 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시민권 신청서 처리에 ‘극단적인 고강도 심사정책’을 적용하고 있어 시민권 처리가 지연되고, 시민권 거부도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달 LA 연방 법원에 시민권 신청서 처리와 적체 관련 기록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 참여한 히스패닉 이민자 단체 ‘카사’(CASA)의 구스타보 토레스 사무국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자들이 선거 참여 등 시민 권리 행사를 못하도록 또 다른 장벽을 만들고 있다”며 “이민자들의 시민권 취득을 어렵게 하거나 좌절시키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이클 바스 대변인은 “시민권 신청서 처리는 오바마 행정부 당시와 유사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신청자 10명 중 9명이 시민권을 취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USCIS측은 시민권 신청서에 대한 심사는 적절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처리 지연은 신청서 급증에 따른 자연적인 지연현상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미비한 신청서 접수가 늘고 있는 것도 처리 지연을 부추기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의 경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시민권 신청이 늘어 78만 3,000여건이 접수됐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가 지나면 감소 추세를 보이던 시민권 신청은 2017년 오히려 25%나 더 늘어난 98만 6,000여건이 접수돼,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정책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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